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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 기록/서울

우리의 이웃, 홍제동 개미마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개미마을이라는 곳이 있다.

인왕산 등산로 입구에 있는 이곳은 서울시내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달동네이다.


이곳이 개미마을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것은 1983년부터이다.
주민들이 개미같이 열심히 산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이 알려져 사람들이 찾기 시작한 것은
2009년경, 이곳에 미대생들이 와서 벽화를 그리고부터이다.

서대문구와 금호건설이 마련한 '빛 그린 어울림 마을'이라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성균관대, 상명대, 추계예술대, 한성대, 등의 미대생들이 주민들의 동의아래
다양한 벽화를 그려넣었고, 개미마을 벽화마을로 소문이 났다.


그러나, 아직도 이곳은 가난한 동네이다.
카메라를 메고 이곳을 찾는 것이 미안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이곳에 가기를 주저하게 된다.




인왕산 기슭을 따라, 작은 골목과 계단이 복잡하게 엉켜있는 개미마을은
많은 우환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이다.






최근에는 인왕산 등산로를 정비하면서, 산 위쪽의 일부 집들은 철거되었다.

그런 이유에서 그런지, 보이는 나무들도 웬지 힘들어 보인다.




아마도, 콘크리트가 굳기도 전에 성질 급한 고양이가 뛰어간 모양이다.



개미마을은 홍제역 2번출구에서 7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된다.

종점은 인왕산 등산로 입구이다.

이곳에서부터 걸어 내려오면서 좌우에 그려진 벽화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벽에 벽화가 그려진 것은 아니다.

아직도 대부분의 집들은 여전히 주민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길냥이도 이곳의 주민임에 분명하다.




계단을 따라 이쁘게 그려진 하트들이 조금은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듯 하다.



그러나, 몇년만에 다시 찾은 그곳은 색이 많이 변해 있었다.

처음 그려진 이후, 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이곳에서는 사치일지도 모른다.



윌슨 T2000

70년대에 지미코너스가 쓰던 그 테니스 라켓이다.

나도 예전에는 저게 참 갖고 싶었었는데...

이제는 저 녀석도 버려지는 신세가 되었다.



예전에 내가 쓰던 세고비아 기타와 똑같은 기카도 그 옆에 함께 버려져 있다.


수십년 된 물건들이 주는 느낌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를지도 모른다.

나는 나의 느낌으로 추억을 떠올리다가, 이들이 버려진 것이 안타깝기도 하다.



인왕산 등산로가 정비되면서, 이곳에는 등산로를 향하는 이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리고 산책하는 이들도...



하지만, 이곳도 사람사는 따듯한 동네이다.


이곳의 어린이들은 아파트의 메마른 어린이들보다 더 정겹고 따쓰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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