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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 기록/경기 ・ 인천

망향의 한을 달래는 임진각

돌아가신 고모부님은 설날이나 추석이면 빠짐없이 임진각을 찾으셨다.

돌아기시기 직전까지 이산가족상봉을 매번 빠지지 않고 신청하셨지만,
북한이 골라서 받는다는 말씀만 남기시고,
결국 가족을 못보시고 돌아가셨다.


TV는 툭하면 남북문제에 실향민을 팔아먹지만,
그들의 생각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경의선의 마지막 역은 이제 임진각역이 아니다.
민통선 안쪽에 도라산역이라는 새로운 역이 생겼다.
그래서, 기차는 이제 저 철교를 넘어 도라산역까지 간다.



임진각 옆에도 달리고 싶은 철마가 전시되어 있다.



그 옆에는 자그마한 꼬마기차가 돌아다니지만....





예전 망향의 한을 달래는 곳으로,
그리고,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곳으로
알려졌던 임진각이

이제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탈바꿈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들르는 이들도 있고,
민통선 안으로 자전거 대회를 열기도 한다.


그리고 옆에는평화랜드란 이름의 놀이기구 타는 곳이 있고,
맞은 편에는 다양한 설치작품들이 늘어선 평화누리공원이 있어,
이제는 많은 이들의 휴식처이자, 주말 나들이 코스가 되었다.


이제는 대부분의 실향민들이 이세상 사람이 아니다.
이산가족을 그리워하는 이들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TV에서 정권에 따라 자기 멋대로 떠들던
북한과 통일에 대한 실향민의 생각도 사실과는 다른 듯 하다.


하지만, 이제 혈육을 그리워하는 실향민들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아니, 이제 곧 모두 사라질 시절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남북문제를 단순한 이슈로 떠드는 일은
새로운 시대와 실향민에 대한 기억이 없는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

새로이 정리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망향의 한을 달래는 임진각은

곧 망향의 한을 달래던 임진각이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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